책소개
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이다.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랐다.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도 책머리에 육필로 적었다. 육필시집을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.
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했다. 시를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.
시집은 시인의 육필 이외에는 그 어떤 장식도 없다.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다.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이 있기에 맞은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었다.
이 세상에서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고 김춘수, 김영태, 정공채, 박명용, 이성부 시인의 유필을 만날 수 있다. 살아생전 시인의 얼굴을 마주 대하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.
200자평
고독과 소외, 혼돈과 어둠 속에서 생명의 이미지를 찾아낸 박명용 시인의 육필 시집.
표제시 <하향성>를 비롯한 60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
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.
지은이
박명용
1940/ 충북 영동 출생
건국대 및 홍익대 대학원 졸업, 문학박사
1976/ ≪현대문학≫에 <안개지역>, <햇살>, <모발지대> 등이 추천되어 등단
1985/ 제2회 동포(東圃)문학상 수상
2008/ 작고
≪백지≫ 동인
홍익문학상, 한국문학상 등 수상, 대전대 교수
시집
≪바람과 날개≫ (새미, 1997)
≪뒤돌아보기·江≫ (새미, 1998)
평론집
≪한국프롤레타리아문학 연구≫ (글벗사, 1992)
≪한국시의 구도와 비평≫ (국학자료원, 1996)
≪한국 현대시 해석과 감상≫ (글벗사, 2000)
차례
자서(自序) 7
위치(位置)에 대하여 8
착한 탈옥수 10
별 14
잎들의 꿈 18
구멍 22
하향성(下向性) 26
진달래꽃 28
사람의 길 32
어둠의 빛 36
욕망 28
글씨 42
나무못 46
따듯한 체온 48
안개고 새일 뿐인가 50
새 54
새와 보석 58
눈 오는 날 62
첫눈 64
채석강에서 66
늦가을 소리 70
춤꾼 72
모순의 뿌리 74
절연 78
경계(境界) 80
선(線) 84
해우소 86
정육점에 별 떨어지다 90
묘목 시장에서 94
안개 지역 96
짙푸른 산맥을 보면 100
강의 피 102
빗속에 빛나다 104
어떤 물새·강(江) 106
바람·강(江) 108
보길도·1 110
보길도·2 114
꽃에 대하여 118
빈 병 120
상식 바꾸기 122
입춘(立春) 126
집념 130
구경거리 132
눈에 보이지 않을 때 134
동행(同行) 138
젊은이를 만나다 142
은행 알 떨어지는 소리 148
초라함에 대하여 152
새의 내장을 보다 156
황톳물 158
길 160
해빙기 162
이유 164
첫눈 166
오리엔테이션 170
이율배반 174
세상 178
태풍, 매미가 지나간 날 180
과수원에서 184
새벽 186
도마령에서 190
시인 연보 193
책속으로
하향성(下向性)
봄 여름 가을 겨울
아래로 내려가는 길밖에 모르는
물
하향성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
머리를 낮게 쓰다듬는
이 세상 어머니의 손길이 그러하듯
끝까지 아래로만 흐르는
한길 집념
언제나 우리들의 사랑을
오색으로 피워 올리나니
오르는 길 쳐다보지 않는
물
외고집이라고 함부로 비웃지 마라
햇빛이 그러하고
빗줄기도 그러하거늘